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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계엄령’ 소식에 달라스 한인들 놀란 가슴 쓸어내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소식이 지난 3일(화) 오전 실시간으로 달라스 한인사회에 알려지면서 한인들 사이에서 적잖은 혼란이 일었고, 일각에서는 분노가 표출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는 이날 새벽 1시쯤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역시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일부 달라스 한인들은 한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문자 메시지나 전화를 통해 계엄령 소식을 접했고, 다른 한인들은 온라인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소식을 접한 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리스코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서모씨는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계엄령 소식을 접했다”며 “처음에는 가짜 뉴스려니 했지만, 온라인으로 뉴스를 확인한 후 사실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씨는 “요즘 세상에 계엄령이 웬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행이 계엄령이 결국 해제됐고 한국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처음에는 정말 큰일 나는 줄 알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달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달라스 민주시민행동(회장 오창선) 회원들도 이번 일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박준택 회원 “소식을 접하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때가 생각나 잠을 한숨도 못 잤다”며 “대명천지에 이게 무슨 일인가 했다”고 전했다. 박준택 회원은 “큰일 나는 줄 알고 절박한 마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SNS에 글을 올려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미국이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며 “다행히 계엄령이 몇 시간 만에 해제돼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반응했다. 오창선 회장 역시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며 “이번 일은 계엄령이 해제됐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현재 달라스 민주시민행동 회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애국기독인연합회 원관혁 회장 역시 계엄령 선포 소식을 접하고 처음에는 가짜 뉴스인줄 알았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요즘 가짜 뉴스가 하도 많아서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며 “새벽에 조선일보를 보고 사실인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령이 선포될 상황이 아니었는데 선포돼 충격적이었다”며 “하지만 계엄령이 선포됨으로써 나라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저희 협회 회원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로서 이럴 때일수록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엄령 소식을 접한 달라스 주류 언론들도 달라스 한인사회의 반응에 큰 관심을 보였다. 폭스뉴스 등 주류 언론들이 한인사회 분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 등의 단체에 연락을 취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계엄령 선포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화요일에는 다수의 한인들은 온라인 뉴스,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하며 동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계엄령이 해제되면서 일상을 되찾는 분위기다. 주요 한인단체장들은 이번 계엄령 선포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번 사안에 대한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주달라스영사출장소(소장 도광헌) 역시 별다른 조치 없이 일상적인 업무에 충실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계엄령 선포로 인해 한국 정계는 탄핵정국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르면 오는 6일 탄핵소추안이 표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이 발의에 참여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새벽 12시 48분쯤 본회의에 보고됐다. 의원총회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한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당은 국회에 제출한 탄핵안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탄핵 사유를 제시했다. 비상계엄 발령 후 발표된 포고령에 따라 모든 언론과 출판이 계엄사의 통제를 받고 파업,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에 언론, 출판과 집회, 결사 등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는 주장도 탄핵안에 포함됐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 이후 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해 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한 한국 상황을 신속하게 보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가 “계엄령을 시행하려는 윤 대통령의 과감한 수가 한국을 위기에 빠트린 후,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하고 시위대가 그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불확실해졌다”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NYT는 탄핵 관련 상세 절차와 ‘여소야대’인 한국 국회 의석 분포를 소개했고,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안에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경우 탄핵안이 가결될 수 없다고 소개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탄핵안 발의에 대해 “(탄핵에 이르기까지) 비록 상당히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윤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한 것은 분명하다”며 자진 사임 또는 탄핵에 의한 축출 등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상황을 거론했다. WP는 그러면서 “미국 정권교체기에 발생한 이 격변은 윤 대통령 집권 중 강화되어온 한국과 미국의 안보 관계에 불확실성을 주입한다”고 분석했다. WP는 또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공조 강화 노력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고 소개한 뒤 현 상황은 “온기를 띠고 있는 한일관계와, 지역의 위협에 맞선 미국의 노력에 동참하려는 한일 양국의 시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핵안 발의에 대해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에 더 큰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했다”며 “지금 윤 대통령의 운명은 계엄령 발동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법적인 질문에 달려 있다”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실시간으로 전한 데 이어 분석 기사도 쏟아냈다. 이번 사태를 영화 ‘서울의 봄’의 실사판이라 칭하는가 하면, 계엄의 배경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있다고 짚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상황을 시간별로 정리해 보도했다. 매체는 “모든 줄거리가 영화 ‘서울의 봄’ 실사판 같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계의 정치적 양극화와 반대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은 이날 계엄령에 대해 “사실상 쿠데타”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계엄령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길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비꼬았다. 당분간 한국 정치가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자칫 달라스를 비롯한 재외 한인들 사이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인사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토니 채 기자〉  계엄령 달라스 계엄령 소식 달라스 한인사회 비상 계엄령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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